AND STANDARD 03 · VIEW

공간은 보이는 방식으로 경험됩니다

우리는 공간을 면적과 구조로 설명하지만, 실제로 집에 들어서는 순간 가장 먼저 경험하는 것은 평면도가 아닙니다.

어떤 장면을 마주하는지, 시야가 어디에서 멈추는지, 서로 다른 공간이 어떤 관계로 보이는지가 공간의 인상을 만듭니다.

그래서 AND는 형태만 계획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게 될 것인지까지 함께 봅니다.

시야를 무조건 멀리 열거나 모든 영역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목적은 아닙니다.

그 공간에 필요한 시선의 질서를 찾는 것.

이번 STANDARD는 그 판단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01

무엇이 먼저 보여야 하는지부터 정합니다

공간의 인상은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현관에서 거실이 바로 보이는 집도 있고, 하나의 영역을 지나 생활공간을 만나게 되는 집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 더 좋은 방식이라고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이 집에서 처음 마주해야 할 장면이 무엇인가입니다.

동탄역 모아미래도에서는 현관과 거실 사이를 가로막던 경계를 덜어냈습니다.

집에 들어섰을 때 가까운 구조물에서 시야가 막히기보다 거실까지 자연스럽게 열리도록 하면서 첫인상도 달라졌습니다.

청라 단독주택에서는 반대로 생활영역이 현관에서 바로 노출되지 않도록 계단실을 사이에 두었습니다.

집 전체를 입구에서 한꺼번에 펼쳐 보이기보다 먼저 하나의 공간을 마주하도록 한 계획입니다.

한쪽에서는 열었고, 다른 한쪽에서는 한 번 걸렀습니다.

결과는 다르지만 출발점은 같습니다.

첫 장면은 얼마나 많이 보여줄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를 선택하는 문제입니다.

현관에서 거실까지 시야가 이어지는 동탄역 모아미래도 복도

화성 동탄역 모아미래도 84A · Completed

현관에서 거실까지 열린 시야.

현관과 생활영역 사이에서 먼저 마주하는 청라 단독주택 계단실

인천 청라 단독주택 신축공사 · Completed

생활영역보다 먼저 마주하는 계단실.

02

시야의 끝을 어디에 둘지 봅니다

공간 안에 섰을 때 우리는 모든 곳을 동시에 보지 않습니다.

벽과 문, 복도와 홀의 관계에 따라 시야는 어느 지점에서 멈추기도 하고 그 너머로 계속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간의 크기만큼 중요한 것이 바라보았을 때 어디까지 볼 수 있는가입니다.

효행구 고급주택의 메인 홀은 가까운 벽 하나에서 시야가 끝나지 않습니다.

홀과 그 너머의 공간이 연속해서 놓이면서 한 위치에서 건물 안쪽까지 여러 영역을 함께 인식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복도가 길다는 사실이 아닙니다.

공간을 바라보았을 때 시야의 끝이 어디에 놓이는지에 따라 같은 이동공간도 전혀 다르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가까운 면에서 바로 끝나는 공간도 필요하고, 그 너머까지 시야를 이어주는 공간도 필요합니다.

우리는 평면의 거리만 보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그 자리에 섰을 때 시야가 어디에서 멈추게 될 것인지까지 함께 봅니다.

홀을 지나 건물 안쪽까지 시야가 이어지는 효행구 고급주택

화성 효행구 고급주택 신축공사 · Completed

홀 너머까지 이어지는 시야.

03

공간의 연결은 벽보다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서로 붙어 있는 공간이라고 해서 반드시 하나처럼 느껴지는 것은 아닙니다.

경계가 없어도 가구와 벽면, 주요 요소가 서로 다른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면 거실과 주방, 다이닝은 여전히 각각의 영역으로 분리되어 보일 수 있습니다.

청라 호반4차에서는 거실과 주방을 따로 보기보다 전체 생활공간의 관계를 먼저 보았습니다.

TV월과 소파, 아일랜드, 주방 후면이 서로 다른 기능을 가지면서도 같은 방향과 질서 안에 놓이도록 구성했습니다.

각각의 요소가 독립적으로 앞에 나서기보다 하나의 공간 구성 안에서 서로 관계를 맺도록 한 것입니다.

청라 한화꿈에그린에서는 다이닝과 거실의 관계를 다시 보았습니다.

다이닝을 주방에만 종속된 자리로 두지 않고 거실의 생활영역으로 가져오면서, 식사를 위한 공간과 거실이 서로 마주하고 함께 사용되는 장면을 만들었습니다.

호반4차가 여러 요소의 방향과 질서를 맞춘 계획이라면, 한화꿈에그린은 어떤 공간들이 서로 관계를 맺어야 하는가를 다시 본 계획입니다.

공간을 연결한다는 것은 단순히 경계를 없애는 일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기능이 함께 놓였을 때 어떤 관계를 만드는가까지 설계해야 합니다.

거실 TV월과 주방 아일랜드가 하나의 방향으로 이어지는 청라 호반4차 렌더링

인천 청라 호반4차 84A · Rendering Proposal

하나의 관계로 계획한 거실과 주방.

다이닝과 거실의 생활영역을 함께 구성한 청라 한화꿈에그린 렌더링

인천 청라 한화꿈에그린 100A · Design Proposal / Rendering

거실의 생활영역으로 확장한 다이닝.

04

시선이 향하는 면에는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공간에는 여러 벽과 가구가 존재하지만 모두를 같은 비중으로 바라보지는 않습니다.

어느 위치에 들어섰을 때 자연스럽게 마주하게 되는 면이 있고, 그 주변에서 전체 구성을 받쳐주는 요소가 있습니다.

그래서 중요한 것은 무엇을 더 강조할 것인가보다 사람이 자연스럽게 어느 방향을 바라보게 할 것인가입니다.

효행구 고급주택의 거실에서는 큰 공간을 여러 개의 장식적인 요소로 나누기보다 거실에 들어섰을 때 마주하는 큰 벽면을 하나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벽난로와 주변 요소도 각각 독립된 장면을 만들기보다 그 방향 안에서 함께 구성됩니다.

청라 호반4차에서도 거실의 TV월이 같은 역할을 합니다.

TV라는 기능 때문에 벽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열린 거실과 주방 안에서 사람이 자연스럽게 바라보게 되는 면을 분명하게 두고 그 주변의 관계를 정리했습니다.

두 공간의 규모는 다르지만 판단은 같습니다.

공간 안에서 자연스럽게 향하게 되는 시선에는 설계의 이유가 있어야 합니다.

큰 벽면이 거실의 중심 방향을 만드는 효행구 고급주택

화성 효행구 고급주택 신축공사 · Completed

거실의 방향을 만드는 큰 벽면.

열린 거실에서 시선이 TV월로 향하도록 계획한 청라 호반4차 렌더링

인천 청라 호반4차 84A · Rendering Proposal

열린 공간에서 시선이 향하는 TV월.

05

공간 사이에는 전환이 필요합니다

집 안의 모든 공간이 같은 방식으로 이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현관에서 거실로, 공용공간에서 개인공간으로 이동할 때처럼 공간의 성격이 달라지는 지점에서는 그 변화를 받아들이는 중간 영역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청라 단독주택에서는 현관과 생활영역 사이에 계단실과 홀을 두었습니다.

하나의 영역을 지나면 곧바로 다른 공간이 맞닿는 것이 아니라, 중간 공간을 거치며 집의 성격이 자연스럽게 바뀝니다.

여기서 계단실과 홀은 단순한 이동통로에 머물지 않습니다.

현관과 가족의 생활공간 사이에서 서로 다른 성격의 공간을 연결하는 전환의 영역으로 작동합니다.

전환은 무언가를 감추기 위해 만드는 장치가 아닙니다.

서로 다른 공간이 바로 충돌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도록 관계를 조절하는 것입니다.

집은 하나의 성격을 가진 공간이 계속 반복되는 곳이 아닙니다.

서로 다른 공간 사이의 변화까지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합니다.

문과 홀을 지나 다음 공간을 마주하는 청라 단독주택의 전환 영역

인천 청라 단독주택 신축공사 · Completed

경계를 지나 만나는 다음 공간.

CONCLUSION

결국 공간을 보는 방식까지 설계합니다

공간은 벽과 면적만으로 경험되지 않습니다.

처음 마주하는 장면, 시야가 멈추는 곳, 서로 다른 공간의 관계와 바라보게 되는 방향이 공간을 이해하는 방식을 만듭니다.

그래서 AND는 형태를 만드는 데서 멈추지 않습니다.

그 안에서 무엇을 보고, 공간을 어떻게 이해하게 될 것인지까지 설계합니다.

정해진 하나의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공간에 필요한 시선의 질서를 찾는 것입니다.

우리가 설계하는 것은 보이는 장면 하나가 아니라,

공간을 바라보는 방식입니다.